[방배] 카페골목으로 다시 돌아온 미슐랭 빕구르망 소바집 스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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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에 동네에 일본소바 전문점 스바루와 막국수 전문점 양양메밀막국수가 있었습니다.

각각 비싼 일본정통파 소바 / 메밀향 그대로의 한국식 막국수 라는 특징이 있어서 집 옆에 이런 좋은 집이 두 개나 있다니 하면서 좋아하곤 했는데 (근처에 있다고 많이 가지도 않으면서) 스바루가 어느날 말도 없이 신촌으로 이전해버린 것이여요. 

 

그런데 "비싼" 일본정통파 소바라고 했는데 신촌특) 비싼음식 안먹음 아니겠습니까? 

최근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제가 신촌에 몇 년 있어봤는데 그 동네가 비싼 음식에 관대한 곳이 아닌 걸로 알거든요 그런데 어쩌다 그런곳에? 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2년정도 지나서 다시 돌아오셨습니다. 

20년 6월에 카페골목에서 재오픈한 따끈따끈한 신규맛집 스바루 

 

 

카페골목 초입 서호김밥 다음 골목에서 왼쪽으로 턴하면 앞에 보입니다.

예전에 "착한중식" 있던 자리 

 

 

쌔-삥

아주 시원하게 퍼런색으로 새로 칠한 간판 😁 

오픈 일주일쯤 된 따끈따끈한 집 

 

 

예나 지금이나 어마무시한 가격

요새 메밀면집 중에 들기름메밀 비슷한 메뉴를 내는 곳이 많아져서 (서관면옥이라든가, 가보지는 않았지만 청류벽이라든가) 저걸 시켜볼까 잠깐 고민했습니다만 그냥 가게의 기본메뉴를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아무래도 (이 위치에서는) 처음 방문하는 가게다보니 기본메뉴부터 ^^) 


뜨끈한 국물도 하나 먹고 싶어서 오리난반도 하나 추가요 

 

 

우동이나 덮밥 같은 다른 메뉴도 팔고는 있는데요

배스킨라빈스 가서 설렁탕 주문하는 급은 아닙니다만 암튼 소바집이니 소바로 가는걸로.. 

 

 

메밀차

자리에 앉으면 메밀차를 내어주시는데 소바집은 역시 메밀차 아닐까요? 

 

 

가게 전경 1
가게 전경 2

새 건물은 언제나 깔끔 

면 뽑는 기계들을 눈에 보이는 곳에 가져다 놓았는데 제가 볼 때는 이런 것 하나하나가 장사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럴싸해 보이니까 

 

 

자루소바 14,000원

적당히 기다려서 나온 자루소바 

 

 

비싼 맛

캡션에 '비싼 맛' 이라고 써 놓았는데 "맛있다" 랑은 다르다고 생각해서 써 놓은 것인데요, 예를 들면 재료의 맛을 극한으로 뽑아냈다거나 전통 방식 그대로 시간을 많이 들여 낸 음식이라거나 하는 것들은 인건비와 노하우 등등을 고려하면 단가가 비쌀 수밖에 없을 텐데, 그렇다고 그게 대중의 입맛에 꼭 맞는 것은 아니거든요. 간이 슴슴해서 자극적인 맛이 없다거나, 음 이게 전통이군 잘 알겠습니다 (알기는 했는데) 라거나...  그런 관점에서 비싼 맛이라고 써 놓은 것이구요 

 

"고급" 이랑도 약간 느낌이 다르다는 걸 강조해보고 싶었는데, (단어의 정의를 떠나서) 뭔가 고급이라고 하면 가격을 떠나서 막 먹을 때 필요한 격식이 있다든가 접근이 어렵다든가 하는 느낌이 팍팍 오지 않나요? 그런데 이게 그런 또 "고급" 인가 하면 그것도 잘 모르겠고 -0-

 

암튼 비싼맛입니다. 

 

라멘이나 우동 같은 건 이 가게는 이렇고 저 가게는 저렇고 그 가게는 이런 점이 마음에 안 들고 식으로 저의 기준과 개똥철학이 있어서 꼴같지 않은 품평😅을 할 수가 있는데요... 소바는 여러 가게에서 먹어봐도 여기랑 거기랑 면의 끊어지는 정도나 씹히는 식감의 미묘한 정도의 차이라든가 하는 것들을 느낄 수는 있는 것 같지만 그렇다고 이렇다 저렇다 비교해서 어디에 쓸 정도로 내공이 올라오지가 않네요. 그렇게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맛의 레퍼런스를 쌓아놓지 못한 것일 수도 있고 그 정도로 좋아하는 음식이 아니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암튼 그렇습니다.

 

그래도 몇 마디 써 보자면 씹히는 감이 적당하고 꼬들하지만 퍽퍽하거나 마르지 않은 면이 기본에 아주 충실한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기는 하는데 그런 충실한 음식을 먹는데 만사천원이라는 건 맛있는 소바에 대한 호기심이나 애정 중에 하나가 있어야 방문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님말구요 쩝; 

 

 

쯔유

아내의 말로는 예전에 서래마을 쪽에 있을 때보다 쯔유가 좀 묽어진 것이 아닌가 싶다고 합니다. 생각해보니 그 때는 우리나라에서 일반적으로 메밀국수 먹을 때처럼 쯔유에 면 팍 담궜다가 먹으면 아우짜시발 하면서 깜짝 놀라던 정도의 염도였는데 아직도 짜기는 합니다만 그 정도까지는 아니고 견딜 수 있는 수준까지 타협한 느낌? 

 

 

면수

원래 일본에서는 그렇게 짠 쯔유에다가 면을 살짝만 찍어먹고 다 먹은 다음에 면수를 타서 마신다고 하더라구요. 

마침 면수를 주셨길래 다 먹고 나서 한 번 타 보았습니다. 

 

 

면삶은물을 콸콸콸

늙어서 그런가 이런게 그렇게 맛있군요.. 

 

 

오리난반 21,000원

오리국물이 들어간 소바도 시켜보았습니다. 

 

 

유자맛 시치미와 유즈코쇼

국물에 시치미를 촥 뿌려서 먹고 오리고기는 유즈코쇼를 찍어먹고

유자유자헤 

 

 

오리오리헤

기름지고 좀 더 간이 된 국물입니다. 면도 뜨끈한 국물 안에 들어있기는 한데 생각처럼 많이 퍼지지는 않았고 자루소바의 식감이 완전히 죽지는 않아서 괜찮습니다.

나는 일본 정통 이런 건 관심없고 좀 한국사람처럼 먹고 싶다 싶으면 꼭 오리가 아니더라도 국물있는 걸로 드시면 될 듯 하네요. 


소바라는 음식의 선호도와 꽤 높은 가격으로 여전히 자주 갈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동네로 돌아와서 기쁘구요 가끔 생각날 때 찾아갈 수 있는 집인데 집에서 1km 언더다? 그런데 퀄이 이렇다? 아주 마음에 듭니다. 굿이야 

 

 

최애 동네갈비집의 폐업

여담입니다만 잘 먹고 집에 오다가 동네에서 제일 좋아하는 갈비집에 이번 달까지만 영업을 한다는 현수막이 걸린 걸 봤는데요..

아무래도 동네장사 하시던 가게인데 동네 싹 다 허물고 아파트 올린다고 사람들이 다른 동네로 빠져버리는 바람에 고객들이 많이 떨어졌겠죠 코로나 영향도 있을 거고 하니 이해는 됩니다. 하지만 친절하고 양많고 맛있고 좋아하는 집이었는데 ㅠㅠ 

 

이렇게 또 하나 보냅니다 흑흑.. 

 

 

재밌게 읽어주셨다면 아래 하트 하나 찍어주시고 댓글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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