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배] 시올돈 - 사장님 이걸 왜 이 가격에 팔고 계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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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포토를 뒤져보니 제가 동네를 벗어나서 밖에서 밥을 먹은 마지막 날짜가 2월 2일에 친구 돌잔치 갔던 거더라구요.. 거의 자가격리의 화신 같은 생활을 하고 있어서 블로그가 강제 동결되었습니다. 

 

집에 자빠져있는동안 맨날 배달 시켜먹고 쿡킷 신메뉴 나오는대로 다집어먹고 그와중에 블로그 포스팅은 귀찮아서 못쪄내고 구독자는 원래도 없었지만 앞으로도 쭉쭉빠져서 안생길 예정이고 돼지처럼 많이 집어먹는 생활만 하던 도중 손목통증이 와가지고 그나마 깔짝 하던 운동인 링피트도 못하고 확찐자가 되어버린 저의돼지모습. 

 

암튼 동네지박령이 된 가운데 동네에 맛있어 보이는 돈까스집이 2월말에 생겼다구 해서 다녀와보았습니다. 

이게 동네에 있으니 다녀왔지 안그러면 어디 가지도 못해요 남들은 잘들 돌아다니더구만 아 여행 가고싶다 

암튼 포스팅 ㄱ 

 

 

가게 전경

주택가 안쪽에 위치한 조그마한 가게입니다. 

테이블 2개에 4명까지 앉을 수 있고 다찌에는 5석 정도 있는데 식사시간 맞춰가면 사람 터질거같음. 

 

저도 오늘 6시반쯤 갔던 것 같은데 8자리가 차 있고 1자리만 남아있었습니다.

다행히 혼밥러의 자리는 있더군요 혼밥조아. 

 

 

가게 위치는 이러한데...

 

방배경찰서 뒤에 까페골목 가기 전 주택가 한가운데에 있습니다.

여기 근처에 뭐 아무것도 없고 버스정류장이든 지하철이든 다 애매모호해서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는 절망적인 곳에 동떨어져있는 것이 마치 명지대 가타쯔무리 가는 느낌 나네요. 구리단 소립니다 

 

차로 오면 어떠냐? 싶은데 까페골목에 공영주차장 같은 게 있기는 한데 거기 2016년 기준으로 한 시간에 3천원이었구요.. 이수역 사는 길은 상습 정체 구간이니 참고하십시오.

 

암튼 알아서 잘 오세여 정금마을이나 방배경찰서 버스정류장이 그나마 좀 가까운것같음. 

후진 곳에 있으니 맛집이려니 하는 기대를 가지는 데에는 도움이 좀 될 것 같습니다. 

 

 

5252 대기맨들은 주문후 대기하라구

조리시간 15분이라고 써 있는데 실제로 나오는 데에 시간이 좀 걸리기는 합니다. 

바로 조리해서 그런 것이려니 하고 관대한 마음을 미리 가지고 들어가시면 마음의 평안을 찾으실 수 있을 것 

 

내가 성질이 급해서 못기다리겠다? 그럼 옆블록에 있는 "해남원조김밥" 이나 가십시오.

거기 맛있음 (정보)

근데 멀리서 부러 찾아올 정도는 아님 (정보2) 

 

 

영업시간 11:30~15:00, 17:30~20:00

브레이크 타임이 5시 반까지입니다. 5시에 야심차게 왔다가 허탕치기 딱 좋은 시간인 것 같네여 

가게 인스타는 https://www.instagram.com/siol_don/ 여기 

 

휴무일은 가게에 직접 문의해 보십시오. 안써있는데 분명 언제 한 번 쉴거같음 

 

 

메뉴판

심플하게 등심 특등심 안심 치즈돈까스 4개의 메뉴에 골목식당을 보셨는지 카레추가가 사이드로 있군요. 

특등심을 시켜보려 하였으나 오링이 났다구 하여 그냥등심을 주문하였습니다. 

 

안심파와 치돈파를 데려가서 셋이 현란하게 바꿔먹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이 시국에 누굴 부르냐 그냥 혼자 먹자 

 

 

테이블

위에서 말씀 드렸습니다만 자리는 몇 개 없습니다.

저런 테이블에 3명이 들어와서 앉으면 자리가 하나 놀게 되는데 사장님이 좋아하시지 않을 것 같은 테이블 배치네요. 

 

보조의자 하나 놓고 끼워앉으면 그릇이 옆으로 삐져나올 것 같고.. 

이게 다 임대료 탓입니다. 건물주를 탓하세요 

 

 

고기 숙성고

가게 한 쪽에는 고기 숙성 냉장고가 시퍼런 빛깔을 뽐내며 놓여 있습니다.

이걸 조리대 바깥에 놓아서 비주얼을 잡고 홍보에도 이용하는 모습 

 

니가 먹을 고기는 이렇게 뽁뽁뽁 숙성이 된 거란다. 맛있겠지? 

라고 굳이 말하지 않고 그냥 저 자리에 배치만 해 두어도 눈길을 끌 수 있는 포인트 

 

사진을 다시 보니 시퍼런 것이 "파란색은 식욕을 떨어뜨린다던데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지는 않을까?" 싶은 생각도 잠깐 들게 합니다만 누가 냉장고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음식 먹을 것도 아니니 그럴 일은 없을 것 같군요. 


등심 돈까스 9,000원 + 카레 추가 3,000원

자리에 앉아서 주문하고 한 10분쯤 후에 나온 등심돈까스입니다. 

에게 고기양이 왜저래? 싶지만 생각보다 이게 두께가 꽤 있어서 "보기보다는" 많습니다. 

 

그렇다고 양이 많다고 할 수는 없고 😅 고기든 밥이든 성인남자 0.8인분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막 엄청 뜨겁게 나온 건 아니고 적당히 따뜻한 정도로 나왔는데 저는 개인적으로는 입천장 데이는 것보다는 이게 좋은데 앗뜨뜨를 좋아하시는 분들의 취향도 있을 거고 그 분들은 좀 싫어하실 수도 있겠네요 

 

밥이나 미소시루 사라다 ㅋㅋ 같은 건 평범해서 크게 쓸 말은 없습니다. 

 

소스는 짠 소금+유즈코쇼랑 진한 일식돈까스 소스랑 뭔가 마요네즈 같은 건데 뭘 섞으셨는지 고소한 맛이 나는 하얀 소스랑 이렇게 3개를 주셨는데요 저의 취향은 소금입니다만 여기는 돈까스 소스가 괜찮았습니다. 특별하게 우와 하는 맛은 아닙니다만 강렬한 맛이 돈까스랑 잘 어울렸음. 물론 소금이랑 유즈코쇼 찍어드셔도 맛있어요 

 

흰소스는 아기입맛인 저에게는 짠맛이 좀 덜해서 상대적으로 손이 덜 갔습니다만 느끼한 거 좋아하고 짠거 싫어하시는 분들께는 어필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암튼 서론이 길었구요 

 

 

9천원짜리 돈까스의 단면

오.. 

 

1.5만원 이상 비싼 돈까스에서나 보던 기름층이 뚜왉 

색깔도 완전 핑크핑크는 아닙니다만 제가 좋아하는 "푹 익어버리지 않은" 고기 

 

한 입 따악 씹으면 막 엄청 따뜻한 육즙이 입안을 팍! 

감싸고 그렇지는 않습니다만 9천원주고 그런 것까지 기대하는 놈이 정신빠진 놈이고 가격 생각하면 아주 훌륭합니다. 

 

기름부분은 고소하면서 너무 물렁물컹하지 않고 쫠깃하구요, 고기부분은 "엑 퍽퍽해" 가 아니라 "오 씹는맛이 있네" 쪽에 가까운데요, 그냥 등심이 이런데 천원 더 주고 먹는 특등심은 좀 더 물렁고소기름기름하겠죠? 

 

고기에 간이 좀 더 되어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잠깐 들었습니다만 그게 다 노동이고 가격상승의 요인이니 저렴한 가격을 감사히 여기면서 소스 찍어드십시오. 

 

 

3천원 주고 추가한 카레 

카레는 한 입 떠먹어보니 오뚜기 카레보다 밀도가 진하고 양파를 많이 넣으셔서 개인 취향에는 괜찮았다. 정도의 생각이 드네요

꼭 먹어야 된다 안 시키면 후회한다 이런 건 아니니 그냥 카레라이스나 카레돈까스 좋아하시면 시켜서 밥이나 고기랑 같이 드시면 되겠습니다. 

 

밥을 더 달라고 하면 더 주시는 것 같은데 양이 많이 필요하신 분들을 위한 구성이 아닐까 하는 생각 

 

 

단면2

다시 봐도 괜찮은데 9천원이라니 평소에 가던 다른 동네 돈까스집 다 터뜨릴 것 같은 고기네요. 

집앞 돈까스집은 만천원에 왕돈까스 같은 거 주던데 -0-;; 

 

이거 만오천원 주고 먹으러 올건가? 라고 물어보면 어떻게 대답할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만이천원 주고 먹을래? 하면 돈까스 생각날 때 와서 맛있게 먹을 것 같고

실제로는 9천원인데 어때? 하면 맨날올거같음. 

 

구린 교통을 고려한 가격책정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암튼 사장님이 나중에 보신다면 적당한 가격인상도 고려해 보십시오 -0-;;; 돈 천원이나 이천원 더 받으셔도 사람들 많이 올 것 같은데 


가고시마나 도쿄에서 막 2천엔 3천엔 주고 먹었던 돈까스들과 일대일로 맞상대시킬 수는 없습니다만 동급에서 비교해보면 저는 이만한 데를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연돈 같은 데는 가 본 적도 가 볼 수도 없어서 비교할 수가 없고) 

 

암튼 조만간 금방 또 와서 특등심이나 안심 치즈돈까스 등등도 더 먹어보고 업데이트 하도록 하겠습니다. 

 

 

재밌게 읽어주셨다면 아래 하트 하나 찍어주시고 댓글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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