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인천 → 호놀룰루 KE053 퍼스트 탑승기 - 처음 타 보는 747-8i (식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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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사진이 메인 요리가 아닌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PC에서 포스팅을 작성하니 새로운 에디터가 편하기도 하고 예쁘기도 하고 이것저것 기능도 많군요!

하지만 앱에서는 다 쓸 수 없는 그림의 떡일 따름... 

 

암튼 퍼스트 클래스 기내에서 먹어본 밥사진을 올려보겠습니다. 

 

 

식탁보를 깔아주는데 아이구 넓기도 하다
바질이 올라가 있는 자몽 젤리와 꾸덕한 게살

 

예상치 못한 젤리의 등장. 

 

뭐야 이건 하는 혼란 속에서 칼로 썰어서 젤리 하나 바질 잎 하나 게살 반 스푼을 한 입에 넣었는데, 처음에는 맛이 다 따로 노는 것 같다가 갑자기 시공의 폭풍처럼 막 입 안에서 맛들이 소용돌이처럼 돌아가더니 한꺼번에 합쳐지면서 히오스 마크가... 아니 그건 아니고 하나도 안 어울리는데 어울리네요. 

 

뭔 개소리야 이게 

 

젤리는 전혀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상큼한 척 하는 바질이랑 꾸덕한 게살이랑 같이 먹으니 새로운 맛의 경험이 

 

 

와인1
와인2
라고밖에는.. 뭔가 특별한 맛은 없었음

 

사진 밑에 달아놓은 설명 말고 다른 멋있는 설명을 하고 싶은데 감흥이 별루 없었습니다... 

 

예전에 나파 밸리에 갔던 적이 있었는데 Opus One인가? 엄청 비싼 와인도 먹어도 보고 그 옆에 Robert Mondavi인가 와이너리에 가서 맛있는 와인도 시음해보고 적당한 것도 사 오고 그랬었는데요, 이게 좀 좋은 술들은 저같은 술알못이 먹더라도 몬가.. 몬가 알 수 없는 인비저블 썸씽이 있어서 막 놀랍게 맛있고 (정도의 허접한 표현밖에 못 하는) 그런 걸 많이 느끼게 되는 것 같은데요.  

 

얘네는 그냥 와인 1 와인 2 였습니다. 

 

 

여러 가지 빵 중 미니 바게뜨랑 막걸리빵을

 

몇 군데 항공사의 비행기 상위 클래스에 타 보았지만 항상 실패 없이 최소 B+급을 유지하는 건 바로 이 따뜻한 빵이었는데요(강조)

뭐 더도 덜도 아닌 B+ 급임.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도가 다 합니다. 

 

오른쪽의 색깔 있는 빵은 약간 단 맛도 나는 것이 옛날에 어린 시절 먹던 그 술지게미로 만든 술빵 같은데 이렇게 말하고 나니 되게 임플란트 많이 한 할아버지 같지 않나요? 

 

 

몬테 비비아노 올리브 오일 w/ 발사믹
제공된 종지에 부은 모습

 

역시 좋은 건지 유명한 건지 잘 모르겠는 오일을 하나 받았는데 이건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야채맛 치즈 위에 망고랑 파프리카가 잔뜩
사과절임 ㄷ_ㄷ
칼로 예쁘게 잘라서 한 입 

 

요리 중에 이게 제일 인상깊고 맛있더라구요. 

 

치즈 맛이 되게 익숙한데 90년대 옛날 과자 중에 야채맛 나는 소스가 같이 들어있는.. 그 뭐더라 하여튼 삼촌들한테 물어보면 아실 수도 있을 것 같은 그 맛이 나는데요, 근데 식감은 또 치즈고 그 와중에 위에 올라간 망고 단 맛이랑 단짠단짠 + 야채맛이라 유사 건강한맛임. 

 

사과도 아삭한 맛이 30%쯤은 살아있고 절임음식 먹는 식감도 나면서 과하게 막 시거나 짜거나 그렇지 않고 음 사과를 잘 절여놓았구나 하는 그 정도 맛까지만 나는데 오 조리 잘했습니다. 

 

 

호박스프처럼 생겼지만 토마토 크림스프

 

토마토맛 20% 오뚜기맛 40% 크림맛 20% 으로 구성된 토마토 크림 스프. 

맛 합계는 80%로 불합격이지만 위에 올라가 있는 바질 한 잎이 한국에 두고 온 바순이를 생각나게 하며 식사맨의 감성을 자극해서 음식에 대한 더 이상의 비난을 막았습니다. 

 

바순이는 집에서 키우는 바질 이름임.

 

* TMI : 8일동안 물 안 주고 버티면 죽을까봐 페트병 자동급수기도 사서 꽂고 4일차에는 친구한테 부탁해서 물도 주었음. ㅋㅋㅋ 저의 바순이 사랑. 

 

 

아삭한 야채와 경양식집의 발사믹 드레싱
로제? 절레절레
메인요리 닭 

 

대한항공이 자랑하는 제동 토종닭. 

 

토종이라 그런가? 

살이 퍽퍽했는 데스.. 

 

뒤에 보케 효과를 받고 디테일이 뭉개져버린 저 감자가 맛있었습니다. 

 

 

닭과 곁들인 레드 와인
과일과 함께 서빙해준 치즈

 

지난 번에 퍼스트 탔을 때 멋도 모르고 염소 치즈를 받아먹었다가 속에서 염소맛이 안 빠져서 이틀 내내 고생했던 기억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오늘도 이름모를 치즈를 한 조각씩 받아서 한 입씩 먹고 와인으로 빨리 입을 헹구었습니다. 

 

난 왜 학습 능력이 이다지도 없는가 

 

 

원하는 과일을 원하는 만큼만 → 1개씩. soso
라즈베리 케이크, 실패없는 아이스크림 디저트

 

저녁을 다 먹었는데 소감은: 

 

첫 퍼스트(to 마드리드) 때에는 음식도 이번보다 더 맛있었고 약간 첫탑승 뽕에 잔뜩 취해서 더 맛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이번에는 일부 재간둥이같은 음식도 있었지만 메인에 좀 실망해서.. 뽕이 잔뜩 사그라들었읍니다... 

 


 

음식은 실망스러웠지만 퍼스트다운 푹신한 매트리스랑 좌우로 반바퀴씩 구를 수 있는 너비를 즐기며 책도 읽고 한 숨 자고 있는데 아침을 먹으라고 깨우네요. 

 

물론 do not disturb 걸어놓고 안 일어날 수도 있지만 그래도 비싼 돈.. 아니 많은 마일을 지불하고 탑승했는데 아침은 먹고 내려야겠죠. 

 

아 이번에는 라면 안먹음. 한 번 먹어봤으면 됐지 집착할 필요가 없습니다. 

퍼스트 4회차 탑승자의 오만. 후후 

 

 

태평양 위에서 먹는 아침밥
따뜻한 크로와상으로 시작
초코첵스처럼 달게 생긴 이 놈의 정체는 시나몬

 

ㅇㅏ

계피싫어. 

 

고르는 것마다 선택운이 없습니다. 

 

요거트
3잔째 먹는 아이스 커피

 

보통 술을 이렇게 먹지 않나? 싶은데 커피만 잔뜩 마셨네요. 

 

 

닭곰탕과 칠칠치 못한 흔적
퍽퍽해 보이지만 퍽퍽한 닭고기와 닭국물

 

그런 것 치고는 조합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한국인의 밥심

 

약간 고명이 더 있어야 될 것처럼 생긴 비주얼이었는데..

암튼 밥 말아먹기에는 좋네요. 

 


 

아아 디스이즈 캡틴스피킹 

우리비행기는 곧 다니엘 K 이노우에 국제공항에 착륙하는데 온도가 몇도고 날씨가 어떻고 잘다녀오세양. 땡큐 

 

 

드디어 사진에서 보던 하와이의 바다 색깔이 사진 앞에
목적지인 오아후 섬
와! 하와이! 와이키키! 샌즈!

 

갔다와서 다시 보니까 저게 어디쯤인지 대충 알 것도 같네요. 

 

 

바다 색 오졌고요
웰컴 투 하와이
아라시?

 

아라시가 반겨주는 호놀룰루 공항에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막 마일을 퍼부어서 탄 퍼스트이지만 자랑을 한 달 내내 할 정도로 좋았냐 하면 그런 건 아니고 하지만 호놀룰루까지 아주 편하게 피로감 없이 도착할 수 있었기 때문에 특히 마님이 잘 주무셨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는 아주 훌륭한 비행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어떻게 보면 편도 17500마일 덜 써서 프레스티지 타더라도 큰 차이는 없을 것 같기도 하고

다르게 보면 17500마일 더 쓰면 편하게 매트리스도 깔아주고 더 잘 올 수 있는데 퍼스트도 나쁘지 않아 보이고 

 

하지만 이건 마일리지로 탈 때나 그런 거고 돈 주고 타려면 비즈는 비벼볼 수 있겠지만 퍼스트는 짤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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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년 7월 하와이 여행기 ← 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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