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House without a key - 훌라공연과 함께 하는 저녁식사
여행 첫 날 저녁은 보통 좀 근사한 곳에서 먹어보아야겠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시작이 좋아야 여행 내내 즐거운 법.
비행기는 퍼스트로 편하게 타고 왔는데 이제 밥만 잘 먹으면 완벽하겠군요.
그래서 와이키키 할레쿨라니 리조트 안에 있는 캐주얼 레스토랑인 House without a key 에 찾아가 보았습니다.
할레쿨라니 리조트가 어딘지 몰라서 찾아보니 나오는 키워드가 "하와이 끝판왕" 같은 거더라구요. 1박에 대충 한 80+만원 정도 하는 것 같은데 신혼여행도 아니고 구혼여행에서 이런 데 장기 숙박은 아무래도 좀 무리고 딸려있는 식당에서 대충 맛만 보는 걸로
참고 포스트 : 할레쿨라니 호텔 Halekulani Hotel (마할로님 네이버 블로그)
호텔 입구에서 이리저리 물어가며 레스토랑 위치를 찾아 들어갔습니다.
사진은 밥 다 먹고 나오면서 찍은 거라 사람이 없는데요, 저희는 5시 반에 예약해 놓고 갔는데도 사람이 바글바글해서 조금 기다린 후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시발.
하와이에 전날 허리케인인지 태풍인지가 왔다가서 날씨가 꿉꿉하고 하루종일 미스트 같은 비가 내리며 기온이 31도인데 그 비가 아직도 오고 있음.
야~
나한테 왜이래 대체~
덥고 끈적하고 습한데 야외 좌석이고 비가 막 쏟아졌다 말았다 하는데 앞에 앉아계신 분 표정을 보니 조금만 건드리면 당장이라도 서울로 혼자 돌아가겠다고 할 것 같은 무서운 얼굴을 하고계심.
메뉴판을 보면서도 노심초사..
본능적으로 "비위를 맞추지 않으면 앞으로 여행이 피곤해지겠다" "여기서 메뉴 잘못 고르면 고추가 될 수가 있다" 는 생각뿐
가격대는 하와이의 원래 높은 물가 + 리조트의 위상을 놓고 비교해보면 의외로 막 생각처럼 어마어마하게 비싼 정도까지는 아닌 모양이지만 그래도 기본 체급이 있으니 비싸기는 합니다.
아기들이 뻑하면 으앵 하고 우는데 얘네들은 말을 못 하니까 왜 우는지 알 수 없지만 대충 지내다 보면 왜 울어제끼는지 감이 오지 않습니까?
"엄마 배고파" "아빠 똥쌌어" "할머니 궁뎅이가 축축해" "내가 졸리다 빨리 재워라" 같은 것들...
저도 지금 앞에서 "배고파 죽겠다 이새끼야" 의 기운을 느끼고 ☞☜ 하고 있던 차에 구세주처럼 식전빵이 나타났는데요,
다행히 빵이 퍽퍽하거나 맛없거나 해서 신경을 더 돋구는 일은 없었습니다.
그 와중에 스트레스 진정약물까지 서빙이 되어 한 모금 투여시키고 나니 약효가 즉빵.
"미국맛 차" 특유의 단맛 (한중일의 단맛과는 다른) 에 레몬그라스랑 허브향이 뙇
저는 맛있게 먹었는데 저만 맛있게 먹은 듯 합니다.
처음 먹어보는 코코넛 새우.
코코넛을 평소에 안 좋아하는 저인데 향이 강하지 않고 적당히 잘 어울려서 좋았습니다만 하나에 $4라고?
공연값이 녹아들어가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런거야 (자기세뇌)
근데 그 와중에 악기 공연을 하던 분들이 한 곡 하고 쏙 들어감.
비온다고 들어가버린 것 같은데 마님 얼굴을 보니 또 울그락 불그락 한데 남편이 열심히 준비한 건 알겠고 날씨가 이 모양인 게 남편 탓이 아닌 것도 알겠지만 암튼 짜증난다는 표정입니다.
버섯 소테 사이드를 추가로 시켜서 배에 집어넣으면 진정이 좀 되지 않을까 했는데 이거 약간 함정메뉴.
버섯맛은 진하게 나는데 간이..
야 너네 미국인데 간이 왜이래 미국이면 소금을 치사량으로 넣어야 되는 거 아님?
다행히 같이 나온 메인인 구운 연어가 의의로 상급이었습니다.
연어 익힘도 좋고 두 가지 뿌려준 소스도 약간 단짠 같은 느낌으로 맛있는데 중간중간에 씹히는 알도 좋음
근데 $32..
다행히 먹으면서 그런 가격까지 신경쓰지는 못했습니다. (저만 신경씀)
그런 생각이 들기 전에 공연이 다시 시작되었거든요 휴 죽을뻔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rxLGxzdZuI
보통 하와이에 오면 폴리네시안 문화센터인가에 방문해서 공연을 본다고 하던데 저희는 거기 갈 계획이 없었으므로 이렇게 맛보기만 하는 것으로 충분했습니다.
음악에 맞추어 춤추는 걸 보고 있으니 와 드디어 정말 하와이에 온 기분
이렇게 습하고 더운 하와이일 줄은 몰랐습니다만. 😅
식사가 무지무지 대단한 맛집이라기보다는, 간단한 음식과 차를 시켜놓고(이것도 팁포함 거의 $90이었지만) 공연을 보는 것을 메인으로 하면 좋을 것 같은 곳이었는데 안타깝게도 날씨가 뒷받침되지 못해서 약간 망일정이 되었습니다만...
암튼 무사히 배에 뭔가 집어넣고 공연도 보고 날 좋은 날 6시쯤 예약해서 왔으면 되게 괜찮았을 것 같습니다.
이게 다 날씨탓이다.
1일차 저녁식사가 이렇게 끝났습니다만 위에 보시다시피 저녁을 풀로 먹은 게 아니고 시간은 아직 7시밖에 안 됐기 때문에, 지친 몸을 이끌고 월마트에 갔다가 뭘 더 사먹기로 했습니다.
상처뿐인 저녁 일정은 다음 포스팅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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