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타이] One Dish Asia / Blue Elephant 팟타이 쿠킹 세트
냉장고털이의 시즌이 와서 집안의 먹을 것들을 정리하던 중, 집에 굴러다니던 팟타이 키트 두 가지를 발견해서 이번 주에 해 먹어 보았습니다.
어디서 났나 생각을 해 보니, 결혼을 앞두고 있는 학교 후배가 방콕에서 사다줬던 것으로 추정..
후후 불쌍한것 나는 결혼하라고 한 적 없다
泰式炒麺 이라고 써 있는 건 태국식 챠오멘 / 초면 / 야키소바 라는 뜻이겠죠. 태식초면
무려 "한국어의 레시피 첨부" 라니 글로벌 팟타이였어
뭐지? 한국어 레시피는 어디로 숨은 것이지?
라고 생각하실 필요 없고 안에 들어있습니다.
밖에 다 쓸 공간이 없는 모양
- 쌀국수 150g : 비흔 면이라는 게 그 납작한 면인가봅니다
- 팟타이 소스 85g : 슬슬 번역이 좀 이상해지는데.. 옆을 보니 일본어 중역인 것 같습니다
- 남프라(생선간장) 20ml : "남플라" 라는 태국 피쉬소스
- 드라이 칠리 파우더 1g
- 새우/닭고기/돼지고기 70~80g : 메인 재료를 사와야 합니다.
- 계란 2개 : 미리 풀어서 준비하면 좋음
- 부추 반 다발
- 숙주나물 100~120g
- 그 외 때려넣고 싶은 것들을 때려넣자
"필요한 재료" 를 보고 있자니 일본 봉지라면 끓이는 느낌이 납니다.
메인 소스는 우리가 제공해줄 테니 너는 고명을 몽땅 알아서 준비해서 맛있게 요리해 먹으렴 ← 이런 느낌
그런데 보시면 제가 준비한 양이 얘들이 시킨 것보다 좀 많아 보이는데...?
뭐 임마 내가 넣고 싶은 만큼 많이 넣을거다.
면을 들어서 사진을 찍을 정도의 정성이 없는 모습입니다...
물을 넣고 전자렌지로 7분 데워서 먹는 방법도 있는 모양입니다만 정석대로 물에 데치기로
끓는 물에 4~5분 데치라고 해서 4분컷 했더니 꼬들보다 약간 더 꼬들한 느낌이 났는데, 꼬들면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도 4분 30초는 익혀주세요.
기름을 두른 팬에 고기를 먼저 넣고 볶다가, 어느 정도 익었다 싶으면 조리가 다 된 면을 집어넣고 피쉬소스랑 팟타이 소스를 넣고 섞어줍니다.
한참 볶는 와중에 소스 봉다리를 뜯어 넣으려면 귀찮기도 하고 남은 거 쪽쪽 짜서 넣기도 힘드니, 미리 어디 그릇에 넣어놓았다가 한 번에 붓는 것을 추천합니다.
한참 달달 볶다가 재료를 한 쪽에 몰고 기름을 두른 후, 미리 풀어놓은 계란을 넣고 달달달달 휘저어 줍니다.
계란이 스크램블되면서 재료에 골고루 섞이면서 우리가 아는 팟타이 비주얼이 되기 마련인데
계란이 어느 정도 익으면 불을 끄고 숙주랑 부추를 잔뜩 넣고 칠리 파우더를 뿌려서 맛있게 드시면 됩니다.
부추의 초록색이 보기 좋군요. 잘 넣은 듯
집에 있는 레몬즙까지 넣었더니 상큼한 맛도 찔끔 더해졌습니다.
저는 면보다 숙주랑 부추가 더 많을 지경으로 때려넣었더니 이게 팟타이인지 부추숙주볶음인지 모를 지경으로 ㅋㅋㅋ 🤣🤣🤣
냄새와 맛은 태국 느낌이었습니다만 정량을 준수하지 않았더니 짠 맛이 조금 약한 것 같아서, 베트남 피쉬소스인 느억맘을 추가해 보았습니다.
아무래도 태국 피시소스 남플라랑은 다른 느낌이라 맛이 유사태국에서 유사동남아 맛으로 바뀌었습니다만 그래도 간이 더 맞으니 그런대로 신선하게 먹을만 하네요.
집에 어디서 났는지 모를 카스 라이트가 있길래 한 캔 따서 곁들여 보았는데, 기름진 요리에 아무 맛도 없는 시원한 탄산수를 마시니 생각보다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두 번째 키트는 "블루 엘리펀트 Blue Elephant" 에서 나온 키트입니다. 좀 더 고급져 보이는군요 포장이.
검색해보니 해외에서 오픈한 태국요리 매장이라는데 인기를 얻어서 태국에도 진출(?) 하고, 이제 매장에서 음식도 팔고 쿠킹스쿨도 열고 키트도 내고 이것저것 많이 손 대서 잘 나가는 곳인 듯 합니다.
그런데 MSG랑 인공 컬러링이 없다니.. 팟타이의 생명이 잔뜩 때려넣은 MSG 아닌가?
한국어 레시피 따위는 없지만 대충 뭐 크게 다를 바 없는.. 게 아니라 재료랑 순서들이 좀 다르긴 하네요.
- 쌀국수 150g : One Dish Asia랑 같은 중량인데 색깔이 좀 더 어둡네요. 사실 이게 2인분이라고 서빙되는 건데 많이 먹는 남자라면 혼자도 다 먹을 수 있는 양인 것 같습니다.
- 팟타이 소스 142g : 색깔이 좀 다르고 질감도 다르네요. 아무래도 업체마다 레시피가 다르겠죠? 여기는 피쉬 소스까지 다 때려넣은 액체 소스 느낌
- 쪽파 1g
- 칠리 파우더 3g
- 캐슈넛 4g : 조리 후 넣어 먹으라고 캐슈넛도 들어있는데 이런 거 하나가 고급짐을 더해주는군요.
- 닭가슴살 250g : 뭘보냐 돼지고기 300g으로 대체한다.
- 숙주 10g : 10g? 난 100g이다.
- 계란 1개 : 1개로 누구 코에 붙임? 2개다
- 라임 1개 : 라임도 사왔습니다.
<조리법>
1. 면을 끓는 물에 5분 데치기
2. 기름 두른 팬에 중불로 닭가슴살 굽기
3. 다 구워질때쯤 재료를 한 쪽으로 몰아놓고, 다른 쪽에 계란을 부쳐서 닭고기랑 휘휘 섞어주기 (얘들은 이걸 먼저 하네요)
4. 계란과 닭고기를 익혀서 잘 섞었으면, 면과 소스와 쪽파와 캐슈넛 넣어주기
5. 2분 더 섞어주면서 달달 볶은 후, 불 끄기 전에 숙주 넣기
※ 저는 불 끄기 전부터 숙주 넣고 가열해서 숨을 좀 죽였습니다. 취향에 따라 아삭한 거 좋아하시면 가열을 줄이세요.
6. 접시에 서빙하기 전에 취향껏 칠리 파우더랑 숙주랑 라임즙을 넣기
오~ 맛있어~
상대적으로 이번 키트가 더 현지 맛에 가깝고 더 짭쪼름하게 꼬롬한 태국맛이 나는 것 같습니다.
가격이 한 두 배 정도 더 비싼 것 같은데 역시 맛도 돈을 따라가는군요...
피쉬 소스도 마음에 들 정도로 많이 들어 있어서 좋았습니다.
취향에 맞게 많이 넣은 숙주랑 계란도 훌륭했고요.
요리사의 실력이 훌륭한 것인가?
가장 차이가 컸던 것은 라임즙이었던 것 같은데 이걸 넣고 안 넣고가 맛 차이가 심하네요.
One Dish Asia 키트로 만들었을 때에도 레몬즙을 넣기는 했는데 아무래도 현지맛은 레몬보다는 라임인 것 같습니다.
시판 레몬즙 vs 직접 짜 넣은 라임즙 차이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
부추를 안 넣었더니 초록색이 없고 음식이 온통 노란색 위주라, 요거는 좀 개선해야 할 것 같습니다.
냉장고에 굴러다니는 초록 채소들을 집어넣으면 될 것 같네요.
재료를 직접 수급해야 하는 귀찮음은 있습니다만, 구해다가 요리하는 수고만 감수할 수 있다면 집에서도 훌륭한 태국 요리를 만들어먹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좋은 키트 두 가지를 소개해 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블루 엘리펀트 쪽이 조금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만 원 디쉬 아시아 키트도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네요. 정량을 준수해서 요리한다면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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