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 홍연 Hong Yuan - 비싸고 맛있는 중국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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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맞이 (아직 생일은 아닙니다만) 특선 생일선물 겸 식사로 웨스틴 조선호텔 지하에 위치한 중국식당인 홍연에 다녀왔습니다. 

 

아내가 쓰고 있는 (구) 시티 프리미어마일 카드 바우처로 조선호텔 식당 12만원권 바우처를 이용할 수 있는데요, 작년에는 스시조에 다녀왔기 때문에 올해는 다른 곳에 가 보고자 했고 아무래도 나이가 많지는 않지만 20대같지는 않기 때문에 부페 같은 곳에서는 본전을 뽑기 힘들어서 고심 끝에 중식당을 픽해보았습니다. 

 

* 지난글 : [소공동] 스시조 비샤몬텐 코스 & 주말 스페셜 - ㅗㅜㅑ (이글루스)

 

 

 

 

스시조 말고 다른 식당들은 지하에 옹기종기
와! 호텔식당! 중국집!
紅연 아니랄까봐 온통 붉은색

나오면서 찍은 사진이라 사람이 별로 없는데 1시쯤 들어갈 때에는 가득 차 있었습니다. 

아 우리나라에 돈 많은 사람이 많구나... 

 

물론 저희같이 마음먹고 크게 먹어보자! 고 온 사람도 있겠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냥 아무 생각없이 점심 뭐먹을까? 중국집? 아 그럼 내가 아는 데로 가자 → 이런 식으로 오신 분들도 많더란 말이죠. 

 

아 몇 안 되는 식당의 단점이 방금 나온 것 같은데, 사진에 보이는 테이블들은 중간중간에 발 같은 걸로 막혀있기는 합니다만 방음이 잘 안 돼서 옆 테이블 얘기들을 의도치 않게 다 들을 수 있게 되더랍니다. 그러다 보니 듣고 싶지 않은 얘기도 들려오게 되고 식당의 퀄리티나 서빙과 관계없이 기분이 나빠지기도 하네요. 요새 학교에서 빨갱이 교육을 한다고 주장하는 부모님이라든가, 뉴에이지 음악이 유해하다는 노인이라든가, 

 

아버님.. 일간 베스트는 그만 보십시오.. 

 

 

기본세팅
자스민차

서버분께서 차가운 물 달라고 요청 드리니 바로 얼음물 가져다 주시고, 차 떨어지면 어디선가 나타나셔서 채워주시고, 비싼 곳이라면 그 정도는 당연히 해야 되는 거 아니냐?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의외로 그렇지 못한 곳들도 있으니 굳이 한 번 언급하고 갑니다. 아이좋아 

 

 

오래된 것 같은 메뉴판
구구절절 옳은 말씀인 것 같습니다(스포)
계절메뉴랑 주중 스페셜 2인메뉴

대충 그냥 중국집 가격에 3~5배 정도 했다고 보시면... 

근데 또 그렇게 계산하면 코스는 단품보다 상대적으로 괜찮습니다? 

 

 

호텔의 자랑 딤섬과 먹어보고 싶은 불도장

여기가 그렇게 딤섬 맛집이라던데 주중 메뉴이기도 하고.. 오늘의 픽은 따로 있으니 일단 패스 

불도장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한 번 먹어보고 싶네요. 

 

 

일반 코스도 12만원에서 18만원 사이
주말 특선 료리세트

인터넷에서 이런 게 있는 걸 찾아보고 갔거든요 😁

처음에는 메뉴를 가져다주지 않으셨는데 주말 런치는 따로 없나요? 하고 말씀 드리니 메뉴를 가져다 주셨습니다. 

 

인앤아웃 애니멀 어쩌고라든가 하동관 몇십공, 스벅 숏사이즈 이런 것마냥 알고 가야 시킬 수 있는 메뉴인 모양 

 

 

여기서 요리 10개 시키기

식사나 후식은 둘이 같은 걸 시키면 한 개로 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결국 요리 8개 + 식사 1개 + 후식 1개 의 구성 

 

밸런스 있게 가려면 전채 - 수프 - 야채 - 해산물2 - 육류2 - 두부 - 식사 - 후식 까지 하면 10개인데, 욕심이 많아서 전채랑 야채를 과감히 빼버리고 해산물 위주로 가 보았습니다. 🤣

 

 

기본찬

왜 짜사이(자차이) 가 두 개인가? 

주문할 때 오이를 못 먹는다고 했더니 오이지 대신 이걸 두 개 가져다 주신 것 같습니다. 

 

 

목이버섯 무침

새콤한데 고소하고 미끌매끌한 목이버섯 식감이 아주 잘 살아있어서 계속 먹게됨. 

이것도 물처럼 없어지면 채워주시는데 한 5번 채워주신 것 같은데요 😅

이거 먹다가 배 다 차서 코스 후반부에 고생했습니다 (  . .) 

 

 

짜사이

요것도 물건인게 간이 안 된 건 아닌데 흡사 간이 안 된 것 같이 담백한 척 하는 맛 

물론 생긴 걸 봐서는 그리고 음식 스타일상 진짜로 담백할 리는 없고 😂 실제로는 염분이 좀 (많이) 있었을 텐데요, 그게 잘 안 느껴지게 하는 몬가.. 몬가가 있었음. 

 

이것도 한 5번 넘게 왔다갔다 했던 것 같습니다.

서버분이 저새기는 뭐 반찬만 계속 먹냐며 속으로 짜증냈을지도 ㅋㅋ 

 

 

따로 가져다주신 마라 캐슈넛

짜사이만 두 개 있길래 혹시 다른 건 없냐며 여쭤봤더니 가져다주셨습니다. 

아니 꼭 그러려던 건 아닌데.. ㅎ_ㅎ... 

 

매콤한 맛이 아주 살짝 도는 게 술이랑 먹었으면 좋았겠지만 호텔술이요? 

가계의 안전함을 위해 생략한다. 

 

 

산라탕 1인분

처음 먹어보는 건데 아내 말로는 신맛 위주의 스프라고 해서 시켜보았습니다. 

과연 신맛 베이스에 약간 매콤한 기운도 조금 있고, 제가 느끼기에는 전혀 맵지는 않고 적당히 매운 척만 한 것 같았지만 매운 걸 잘 못 먹는 아내는 꽤 매워하더군요. 

 

대만에 갔을 때 어떤 훠궈집에서 내어준 백탕이 절인 배추 베이스의 신맛이었거든요, 엄청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여기 산라탕에서 비슷한 산미를 다시 느꼈습니다. 똠얌꿍류의 신맛과는 많이 다른 것 같은 중식의 신맛이 신선하네요. 다음에도 다시 먹고 싶은 요리였습니다. 

 

 

각종 버섯들

버섯들도 씹으면 이가 쑤욱 들어가는데 살짝 튕기는 맛도 있으면서 보들보들한 식감들을 자랑하고 어떤 것들은 맛도 진해서 아주 훌륭했습니다. 

아래에도 계속 쓰겠지만 여기 음식들의 식감이 전체적으로 위에 쓴 것처럼 부드럽게 잘 씹히다가 마지막에 튕겨내는 맛이 있어서 😆 스타일인가? 싶기도 하네요. 

 

 

전가복 2인분

이것도 제 돈 주고 따로 시켜먹어본 적은 없는 음식.

아내가 먹고 싶다고 해서 골라보았습니다. 

 

새우며 전복이 위에 얘기한 그런 부들튕튕 훌륭한 식감을 자랑하는 와중에 소스가 엄청 강하지는 않지만 자기 주장이 확실한 비 맞은 초등학생;; 같이 걸쭉한 느낌으로 위에 살짝 얹혀지니까 홀린듯이 먹게 되네요. 

 

파랑 아스파라거스랑 브로콜리가 조금씩 들어가있는데 얘네들은 의외로 아삭한 식감이 살아있는 게 색달랐습니다. 다 똑같은 느낌으로 씹히면 재미없겠죠? 

 

두 개나 들어있던 해삼은 미끌미끌한 식감을 싫어하는 아내 덕분에 제가 두 개 다 먹음. ㅎㅎ 

 

음식 이름은 전복이라는 뜻인가? 하고 알아보니 모든 全 가족 家 이 행복 福 하다는 뜻이라고 하는군요. 

우리 가족이 행복했으니 OK입니다. 

 

 

어향우육사 2인분
와 함께 나온 꽃빵

꽃빵은 그냥 꽃빵인데 좀 더 부드럽고 뜨끈했다 퍽퍽함이 없었다는 정도의 차이만.. ㅎㅎ 

 

어향육사는 양꼬치집에서 몇 번 시켜먹고 좋아했던 요리인데, 돼지 육이 우육으로 바뀌었네요. 

 

끈처럼 가늘게 자른 (소)고기를 이런저런 매콤한 맛 단 맛의 양념과 함께 먹는 요리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딱 생각한 것 정도로 나왔습니다. 소고기맛이 진하게 났는데 고기맛이 양념맛을 잡아먹지는 않을 정도인 것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분명 재료들이 다 조리가 잘 돼 있고 맛있었는데, 뭔가 좀 아쉬운 느낌이 들어서 나중에 생각해보니 좋은 재료로 만든 생갈비와 양념갈비의 차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분명 양념갈비를 시켜도 양념도 색다르게 혹은 적절하게 맛있고 간 좋고 그런데 아니 이 재료 이 조리실력에 굳이 소스 범벅을? 

 

요리 특성상 당연히 소스가 듬뿍 끼얹어지는 요리이기는 한데 전반적으로 양념 들어간 요리들이 다 이런 점에서 아쉬웠던 것 같습니다. 물론 상대적으로 아쉬웠다는 거지 맛있고 돈값은 한 것 같았어요. 

그냥 제가 옛날 만화나 드라마에서 나오던 "재료 자체의 맛" 어쩌고 이런 걸 너무 감명깊게 봐서 개인 취향이 그런 쪽인 것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양 가지새우 2인분
달콤한 양념 속에 새우랑 가지

칠리맛 살짝 섞인 달콤한 소스 안에 쫄깃한(??) 튀김옷과 다진 새우, 가지 

달콤한 양념도 쫄깃한 튀김옷도 새우도 가지도 하나하나 다 괜찮았는데 네 가지가 크게 어울린다는 생각은 안 들었습니다. 

 

알못놈이 비싼 돈 주고 먹는데 맘에 안 드는 점을 품평하고 있어! 

하지만 정확히는 마음에 안 들고 맛이 없다는 게 아니라 상대적으로 아쉽다는 거 혹은 인상에 덜 남았다는 거니까 이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요? 

 

맛있었냐 맛없었냐 고르라고 하면 고민 안 하고 맛있었다 쪽으로 갈 겁니다. 🥰 

 

 

메로찜 1인분. 아니 웬 고수가?

아니 내취향을 어떻게 알고 고수를 잔뜩? 

 

그런데 안물안궁으로 나온 고수라니 고수 싫어하는 사람이 왔으면 별로 좋아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부터 드네요.

물론 저는 고수러버이기 때문에 아주 신나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사진으로 보시면 뭔가 촉촉하고 쫀쫀해 보이는데요.

실제로 딱 입에 넣으면 조리 잘 된 고소한 돼지비계 같은 탱글한 느낌이 먼저 오고

→ 입천장이랑 혀로 생선을 누르면 생선 안의 육즙이 스며든 쏘오쓰와 함께 쫘아아아아아악 (많이) 스며나오면서 부피가 팍 줄어들다가

→ 육즙이 다 빠질 때쯤 생선의 탱탱한 식감이 살아나면서 부드럽게 씹히는 맛이 살아나는데 

+ 고수 맛이랑 잘 어울림. 

 

메로좋아 너무신난다... 어쩜 이렇게 맛있냐 

 

 

XO전복 2인분

아내가 좋아하는 XO관자를 시키려고 했는데 오늘 관자 상태가 안 좋다고 하시며 대신 권해주신 XO전복입니다. 

 

위에서 소스 얘기 했죠? 

정확히 그거랑 똑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별도 평은 생략 

 

 

탕수육 1인분

6점 정도 나왔네요. 🤣🤣🤣

 

단품으로 大자 시키면 12만원이라는 소문이 있던데 5인분이라니까 30점 정도 나오겠죠

엌ㅋㅋ 

 

근데 튀김옷부터 기름기 고기까지 흠잡을 데가 없고 완-벽함. 

고기만 그냥 고기튀김처럼 먹어도 될 정도입니다. 

 

간도 살짝 돼 있는데 뭔가 고소하기까지 하네요 

콧대 세우고 비싼 돈 받을만함. 

 

집근처에 있는 "주" 에서 먹던 것보다 훨씬 나은 것 같습니다. 

거기도 탕수육 잘하는데 요새 좀 예전같진 않은 것 같기도 해서 😥 

 

 

따로 내어준 탕수육 소스

와 이 소스가 진짜 달고 맛있습니다. 

 

보통 "과하지 않게 적당히 달아서 맛있다" 같은 표현을 많이 쓰곤 했는데, 이건 약간 과할랑말랑 한데 그 선을 안 넘어갈 정도로 깊게 달고 맛있네요.

제가 싫어하는 계피맛 같은 것도 안 나서 좋음. 

 

 

광동식 가지두부 2인분
이쯤되면 슬슬 배가 부르다...

배가 불러오지만 아직 식사랑 디저트가 남았으니 이제 쉬엄쉬엄 먹는 중입니다. 

다진 소고기가 잔뜩 들어간 양념이 맛있는데 위에 소스 요리 얘기 했죠? 평은 그걸로 대신하고 

 

그런데 그냥 넘어갈 수 없는 게 바로 저 밑에 깔린 두부 

대체 뭘로 어떻게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두부가 무슨 치즈처럼 식감이 되고 밀도가 높고 고소합니다. 

??? 

 

뭐야 어케한거야 알려줘요 

 

오늘 제일 인상깊었던 거 세 개를 꼽으라면 처음 먹어본 산라탕이랑 퀄이 압도적인 탕수육이랑 이 두부였네요. 

분명히 같은 음식인데 다른 음식임. 

 

 

OCI짜장 1인분

메뉴에도 없던 OCI짜장이라는 걸 추가금 1인당 1만원 ㄷㄷ 을 내고 시켜보았습니다. 

이것도 약간 숨은메뉴 같은 건데 예전 동양화학 현재 OCI그룹의 작고한 회장님이 오더메이드로 시켜먹던 짜장면이라고 하는군요. 소스적게 양파고기크게많이.

 

* 풀스토리 : [피플 & 스토리] 소스는 적게, 고기·양파는 크게..'OCI 자장면'의 탄생비화

 

 

알덴테면

면 조리를 무슨 알덴테처럼 꼬들쫀쫀하게 했는데 이게 그 짜장파스타인가? 

 

양파도 매운 맛 하나 없는데 아삭아삭하고, 일반 짜장 대비 크기가 1.3배 정도 되어보이는 돼지고기는 기름이 적당해서 씹는 맛이 있고, 새우는 아까부터 계속 맛있었음 

ㅗㅜㅑ 회장아재가 즐겨 시켜먹을만 하네요. 

 

근데 단품은 4만원 넘을 것 같아서 맨날 시켜먹으려면 회장아재쯤 돼야 할 것 같음. 

 

이런 맛을 내니까 4만원 넘게 받아도 되는가? ㅇㅇ 

4만원 넘게 주고 이런 맛을 즐기겠는가? 돈없어여.. 

 

흑흑 나도 회장할래 회장 이거 맨날먹고싶다. 

 

짜장이 7천원이면 맨날 먹을 수 있을 것 같은데 *6 하면 되니까 음..

6배 더 벌면 맨날 먹을 수 있겠군요. 그때까지 화이팅 

 

 

행인두부 1인분
아몬드?

두부인 줄 알았는데 영문을 보니 두부가 아니고 젤리인가봅니다. 

 

제가 코코넛류를 싫어하는데, 이 두부처럼 생긴 젤리에서 달콤한 코코넛 맛이 나는데 존맛탱이었습니다. 

농도의 차이인가? 

 

아 사진만 봐도 침고이네요. 

 

 

배터지게 먹고 나오는 길에 인테리어 한컷

 


 

인당 12만원에 OCI짜장 주문으로 2만원 추가해서 26만원, 카드 바우처로 12만원 내고 남은 금액 중 10% 할인 받아서 총 금액 12만 6천원에 둘이서 맛있는 식사를 배 터지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가격이 부담돼서 많이 갈 수는 없겠지만 좋은 경험이었어요. 고오급 음식이든 여행이든 숙박이든 한 번 먹어보고 해보고 자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경험이 된다고 생각하는데, 이번에도 아주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돈 많이 벌어서 아니면 다음 생에 돈 많이 번 사람 딸로 태어나서 맨날 좋은 경험만 할 수 있으면 더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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