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아침나절의 속초해수욕장과 재료구성이 맘에 드는 청초수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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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마누라를 데리고 속초에 다녀왔습니다. 

 

미리 정해놓고 간 건 아니고 토요일 밤중에 갑작스럽게 내일 바다 ㄱ? ㅇㅋㅇㅋ 그럼 어디? 충청도는 차가 없고 부산은 전에 갔고 강원도? 강릉도 몇 번 갔으니 속초? 해서 갑작스럽게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확진판정이라도 나면 서초구 xx번 빨빨거리고 잘도 쳐돌아다녔네 하는 소리를 들을 것 같은 사회적 압박에 시달려서 집에만 짱박혀있었습니다만.. 그래도 한 석달 틀어박혀 있었으면 이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요?

 

정신승리 후 출발 

 

 

여행에는 역시 ㅇㄷ

어디 갈 때쯤 되면 별 것도 아닌 우동이나 오뎅이 그렇게 맛있는데요..

고속터미널에 달짝지근한 맛이 살짝 날랑말랑 하는 황태육수 오뎅집에서 몇 개 빼먹고 출발합니다.

 

가격은 관광지 가격이니 그런가보다 하고 익스큐즈 

하 라떼는 천원에 네개였는데 말이야 

 

 

프리미엄-뻐쓰

한 번 타면 다시는 일반고속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프리미엄 버스를 타고 출발 

 

사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저도 비행기 비즈 퍼스트 타다가 LCC 타도 그런가보다 하고 잘 타고 댕깁니다. 

하지만 이건 일반고속 대비 2배 좀 안 되는 가격이고 비즈나 퍼스트는 이코노미 대비.. 가격이.. 

 

2배도 안 내고 편하게 갈 수 있다면 그냥 프리미엄 타고말죠.

내가 돈이없나 마 (없음) 

 

 

출발하기 전에 아침밥을 챙겨먹고 
무선충전 풀로 쌔리고 100% 컨디션으로 시작

버스도 버스 나름으로 일부 프리미엄 버스 내에서는 차내에서 무선충전이 되는데요, 고정이 썩 잘 되고 충전 상태가 좋은 편은 아니기 때문에 케이스를 벗기고 하는 게 더 충전이 잘 되는 것 같습니다. 

 

 

속초 고속버스 터미널

150도로 좌석을 젖히고 드릉드릉 자다 일어나 보니 2시간 10분만에 칼도착 

아직 배가 덜 고프기 때문에 터미널에서 300m 정도 떨어진 속초해수욕장에 먼저 들러보았습니다. 

 

 

 

 

포토스팟
人大
코리안 알카트라즈
-찐-

오랜만에 본 바다라서 좋았습니다만 조금 번잡해 보이고 되게 이쁘지는 않아서 그냥 그랬습니다. 

예쁜 바다는 여기 말고 조금 아래에 외옹치해수욕장 쪽에서 보았는데 그건 나중에 시간 되면 써 보기로 하구요 


바다를 잠깐 보니 귀신같이 배가 고파져서 오늘의 첫 목적지인 "청초수물회" 를 찾아가 보기로 하였습니다. 

 

 

걷기도 타기도 애매한 거리

차가 없는 입장에서 이건 걸어가자니 좀 걸리고 택시를 타자니 혼쭐날 것 같고(잘 보이지도 않음) 마땅한 버스도 없는 최악의 거리인데.. 결국 걷는 걸 선택 

좀 더웠습니다 😅 

 

 

대형마트야 뭐야
ㅁㅊㅋㅋㅋ

한참 걸어왔더니 생각보다 엄청나게 큰 규모에 한 번 놀라고 아침나절부터 대기가 25팀이나 있는 거에 한 번 더 놀라고 ㅎㄷㄷ 

05년에 쥐톨만한 식당으로 창업한 최초의 물회 전문점으로 명성을 날려서 지금은 으마으마한 4층건물을 세우고 압구정에도 들어가고 김포에도 있고 뭐 확장을 엄청 한 가게라고 하는군요. 규모나 영업행태를 보면 이제는 거의 뭐 매출이 중소기업 수준일 것 같네요. 

 

이런 큰 가게에 찾아온다는 건 또 장단점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요 

 

1. 어쨌든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이니 맛이 어느정도 보장 

2. 상대적으로 조금 더 비쌀 것 같음 

3. 너도나도 다 속초 오면 먹어보는 거라 희소성은 없음 

4. 3번과 연계해 볼 때 로컬 맛집 타령하기에는 매우 부적절 

 

3, 4번은 약간 홍대병이나 힙스터 같은 느낌인데 제가 사실은 그런 단어가 유행하기 전인 20대 초반에 병을 미리 앓아놔서 꽤 그런 거에 집착하는 편이었거든요 (뜬금고백)

그래서 남들 다 가는 가게는 일부러 안 가고.. 막 이상한거 찾아다니고.. 저렴하고 맛있는 로컬맛집 찾는다고 후비고 다니고.. 

 

근데 그건 이제 돈 없고 시간 없고 열정만 많던 옛날 얘기고 지금은 이거 조금 더 주고 사먹을 돈이 없냐? 아니면 시간이 많냐? 하면 그렇지는 않기 때문에 일단 요런 메이저한 가게에서 스타트 끊어보고 좀 더 파봐야겠다 내가 물회전문가가 되어버리겠다 하면 그 때부터 그런 가게들을 찾아가봐도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저 큰 건물을 보는 몇 초간 머릿속을 스치고 들어갔다는 쓸데없는 얘기 끝. 

 

 

대기타면서 보는 청초호의 풍경
얘 민물회는 잘 골라서 먹어야 한단다.

암튼 한 15분정도 대기타고 들어갔는데 건물이 크다보니 회전도 팍팍 되네요.

사장님 대단하다 부럽다 좋겠다 

 

 

의외의 코너 스위트 자리

아무 예약도 없이 대충 들어갔는데 청초호가 바로 옆에 보이고 뒤로 엑스포타워가 보이는 꿀자리에 앉아버린 이 운수의 비결은 역시 마누라가 아닐까요? 

나 혼자 오면 맨날 휴업이던데... 

 

뒤에 엑스포타워는 시애틀에 있는 스페이스 니들처럼 생겼군요. 

 

 

전복죽과 해전물회를 시켰습니다

암튼 이 집의 대표메뉴인 해전물회 (사진은 1인분 2.3만원, 2인분은 4.2만원) 랑 전복죽 (1.5만쯤 했나 기억 잘 안남) 을 시켜보았습니다. 

 

물회 2인분을 시키고 싶었는데 아내님이 별로 안 좋아해서...

하지만 나는 포기할 수 없다구 

 

 

활전복 해삼 멍게 날치알 사골육수 그리고 이런저런 횟감들

양이 많지도 적지도 않은 그냥 1인분 양입니다. 2인분짜리는 꽤 푸짐해 보이던데 -0- 사실 출발 전날에 2인분짜리 물회 사진 보고 꽂혀가지구 바다 가자고 마눌 꼬셨던 거거든요... 

 

그래도 재료들이 다양하구 좋네요 꼬독꼬독한 것부터 물렁하게 씹히는 거랑 톡톡한 알 부드러운 회까지 여러 식감으로 먹어볼 수도 있고 맘에 듭니다. 

 

육수는 재료들 아래 얼어있는데 휘휘 저어서 섞어드시면 됩니다. 

 

※ 오이는 제가 안먹어서 빼달라구함 

 

 

새콤한 육수에 회 말아먹으니 별미

물회 딱히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기는 한데 그 동안 먹었던 거는 해봤자 광어 정도만 들어있었던 거고, 여기는 이것저것 다양한 재료를 많이 넣어줘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가격이 싼 건 아니라도 괜찮은 것 같음. 

 

같이 준 반찬이나 면이나 밥 같은 것들은 그냥 그랬긴 한데 ㅋㅋㅋ 물회 드시러 왔으니 물회에 집중하시라요 

 

 

전복죽

전복죽은 본죽에서 파는 그 느낌이긴 한데.. ㅋㅋ 

 

암튼 놀러와서 먹는 거 + 가게 옆에 창문 보면 호수 잘 보임 + 강원도 현지음식일 것 같음(실제 그런지는 모름) 세 가지 뽕에 취해서 먹으니 캬 감자맨이 된 느낌 

 

맛있게 먹었습니다. 


써 놓고 나니까 가게 소개나 맛평가 이런 건 안 하고 힙스터 개똥철학만 잔뜩 풀어놓은 것 같은데 암튼 나 속초 가서 속초물회 유명한 가게 본점 가봤다~ 라고 할 수도 있고 어느 정도 여러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 같기도 한 만만한 가게이니 속초방문시 적당히 찾아가볼 만한 곳으로 추천 한 표 드립니다. 

 

2.3만원짜리 1인분은 좀 비싸다 싶긴 한데 4.2만원짜리 2인분은 이거보다 왠지 2+배로 많이 주는 것 같기도 하구요.. 

 

영업시간이 9:30~21:00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영업하니까 아무때나 찾아가셔도 된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입니다. 

 

 

재밌게 읽어주셨다면 아래 하트 하나 찍어주시고 댓글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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