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삼국지 14 - 똥겜이지만 나만 재밌으면 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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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발매된 삼국지 시리즈 14편을 하고 있습니다. 

 

회사 다녀와서 퇴근하면 6시 반 정도인데 나름 빨리 오는 편이지만 그래봐야 사실 할 수 있는 건 한 두세가지 정도밖에 없는데요, 일단 아내랑 저녁먹기 와이프랑 놀기 두 가지 하면 이제 뭔가 제가 할 수 있는 건 하나밖에 남지 않고..

하고 싶은 건 롤 링피트 블로그 삼국지 기타프릭스 뭐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 한 개밖에 할 수 없다는 거죠. 

 

그래서 요새 삼국지 하느라 블로그에 소홀했습니다 ^^)7

ㅈㅅㅈㅅ 


암튼 35년간 한 게임 시리즈를 만들어온 코에이는 35년간 여러 방향으로 게임을 쥐락펴락 시리즈마다 여러 가지 변경점을 넣었다 뺐다 하고 있지만 그 와중에 변하지 않는 건 "인공지능이 멍청하다" 라든가 "그래픽이 구리다" 라든가 "땅을 많이 점령하면 이제 할 게 없다" 라든가... 

 

이번 작 역시 단점은 계승하고 장점은 엎어버리는 삼국지 시리즈의 전통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사람들한테 뒤지게 욕을 먹고 있는데 주요 욕 먹는 테마는 "간소화가 지나쳐서 사용자가 할 게 없다" 라든가 "이게 2020년 게임이냐" 라든가 하는 거고 사실 그게 맞말입니다. 리뷰끝 

 

이라고 끝내버리기에는 저는 이게 또 의외로 재미있네요. 여태까지의 시리즈 감각을 버리고 그냥 인터페이스 좀 후지고 캐릭터성 짙은 모바일게임류라고 생각하고, 내가 이 나라의 군주로서 대전략만 세워서 지시하면 부하들이 알아서 잘 하든 망하든 하는 게임이다 - 엥 이거 완전 fm 아니냐 - 라고 생각하면 나름 할 만한 게임입니다. 다만 fm처럼 상세 설정이 있는 건 아니고 대신 2040 남자라면 모두 알고 있는 캐릭터들이 잔뜩 있을 뿐이겠죠. 

 

지금 시간이 시간이니만큼 뭐가 좋고 뭐가 나쁘다는 비교라든가, 진행 순서대로 알아본다든가, 기승전결을 맞춰서 리뷰한다든가 하지는 않을 거고요, 그냥 게임하다가 캡처해놓은 짤 가지고 뭐가 문제고 나는 어떻게 느꼈고 하는 걸 조금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 

 

삼국지 시리즈를 좀 아는 독자 대상입니다만 모르는 분도 일단 짤의 그래픽을 보면 한심하다는 건 충분히 느끼실 수 있을 듯 ^^);;; 

 

 

수송 84일 실화냐

일단 중국 전토를 헥스로 나누어서 실제 거리에 맞게 구현해 놓은 건 좋은 것 같은데요, 그러다보니 장강 한 번 건너려면 저렇게 3달씩 걸리는데 이 게임은 3턴에 한 달이 지나는 구조란 말입니다.

아니 수춘에서 건업까지 물자 수송하는데 9턴이 소요되질 않나 그 와중에 수송하던 장수가 사망해버리면 내 병사 2만명 군량 4만석이 없어져버려요 (경험)(정보) 

 

그 와중에 저 진중한 궁서체랑 중국산 쓰레기겜같은 "결정" "뒤로" 폰트 어떡할거야 너네 진짜 한국어 번역만 해 주면 다야? 어? 

 

 

우주방어 파촉

위에 얘기한 사실적인 지도 탓에 촉으로 들어가는 길도 이렇게 꼬부랑 산길이랑 관문이 한가득 구현되어 있습니다. 

 

가운데 "방" 이라고 써 있는 부분은 일단 5만대군이 주둔한 검각(관) 을 뚫어야 하구요.. 웬만한 장수 몇 놈 붙여놓으면 왜 제갈량이 학소를 뚫지 못했는지 알 수 있을 듯 합니다. 물론 AI는 요격같은 걸 하지 않기 때문에 쉽게 잡을 수 있습니다만; 

 

오른쪽 꼬부랑길은 한중으로 들어가는 샛길인데 아마 등애가 저쪽 길을 타고 성도로 왔을 것 같습니다. 고산지대를 넘어와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산 타는 데 한 4달 정도 걸리는데 그 와중에 군량은 군량대로 먹고 사기는 쭉쭉 빠지고 쉽지 않음. 

 

 

2020년 게임의 그래픽입니다 죽어라

전투는 큰 전략 지시만 해 놓으면 세부 전투나 전법 같은 건 컴퓨터가 알아서 하는 방식인데요 그래서 플레이어인 저희들은 그냥 구경이나 하면서 어느 손가락을 빨아볼까 고민만 하면 됩니다. 

 

근데 그러려면 좀 그래픽이라도 멋있게 뽑아주면 좋지 않겠나 싶은데 이건..

1996년 대항해시대 3나 1998년 기렌의 야망도 이 정도 그래픽은 나왔겠다... 

 

죽어라 

 

 

노? 신고합니다

땅을 쭉쭉 먹다보면 벼슬도 오르고 한나라 황제를 쫓아내고 내가 황제 해먹는 이벤트도 구현됩니다. 

국호는 여러 가지 중에서 마음대로 정할 수 있던데요, 위촉오 한당수 뭐 역대 중국 왕조 이름들은 다 있는 것 같더군요. 

 

중원을 지배하는 여포님.. 

 

 

군단설정 해 놓으면 멍청한 짓을 함

저 많은 땅을 혼자 컨트롤할 수는 없으니까 군단설정을 해 놓고 일부는 위임해서 컴퓨터가 알아서 하도록 놔두게 되는데요, 마등군을 공격하랬더니 이놈의 컴퓨터가 잡장수들을 데리고 저글링 러쉬를 하는 모습 엌ㅋㅋㅋ 

신선하긴 한데 좀 우직하게 멍청해보임. 

 

 

전투 컷인.. 심했다 좀

공성전 하다보면 성벽이 어느 정도 부서지면 (50%, 25%, 0%) 이런 식의 컷인이 나오는데 이건 진짜 대항해시대 3랑 다를 게 없다.. 짤만 봤는데 CD 로딩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25년동안 발전이 없는 게임사가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습니다. 

 

 

역사 및 범용 이벤트

이벤트는 이제 조건이 표시되고, 표시된 조건을 모두 달성하면 이벤트를 실행할지 말지 플레이어가 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삼고초려 시나리오 유비로 할 때 제갈량 먹고 유표 먹기 편해진 것 같기는 합니다. 

 

 

별동대를 활용하는 여포군

여포군이 지배하는 신야와 강하에서 양양 쪽으로 선봉부대를 보냈는데, 양양의 방어군과 강릉에서 온 지원군이 선봉부대를 싸먹고 있길래 뒤늦게 강하에서 기동력 좋은 별동대를 보내서 강릉성을 두들기고 있는 모습입니다. 

 

선봉대가 괴멸되었지만 나름 잘 버텨주었고 지원군의 발목을 오래 잡아두었는데 그 와중에 강릉성은 함락 직전이고, 지원군이 뒤늦게 헐레벌떡 성을 방어해보러 뛰어오고 있지만 이미 때가 늦었습니다.

이 기세를 틈타서 양양성까지 함락시키기 위해 강을 건너오는 여포군의 2차 러시가 보이는군요. 이제 형주는 여포군이 접수할 것입니다. 

 

...라는 식으로 큰 범위에서 전략을 세워놓고 결정하는 재미라든가, 의도하지 않았지만 군단전투 비슷하게 흘러가는 전투의 사령관이 된 느낌을 즐긴다든가, 그런 것들이 있기는 합니다만, 그 동안의 시리즈에서 보여주던 미세한 컨트롤 같은 건 전혀 없어서 메불메가 많이 갈릴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들 불메 쪽이더군요. 


암튼 당분간은 이거랑 링피트 하느라 블로그가 조용할 예정입니다..

흑흑 기다리시는 분은 없지만 혼자 죄송합니다. 

 

다음 달에는 여행이 예정되어 있는데 그 때쯤 되면 다시 활성화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ㅎ_ㅎ 

 

암튼 게임은 작작하고 이만 자러가야겠네요

즐거운 설연휴 되세요 😁😀😄

 

 

재밌게 읽어주셨다면 아래 하트 하나 찍어주시고 댓글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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